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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Cover Story] 전통시장의 멋과 맛에 빠진 사람들 - 강경원의 여행만들기

언론과 여행블로거

by 마패여행 2012. 9. 2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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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Cover Story] 전통시장의 멋과 맛에 빠진 사람들 - 강경원의 여행만들기

김현빈기자 hbkim@hk.co.kr  입력시간 : 2012.04.27 20:42:04

  • 경기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 위치한 못골시장은 문화 프로그램 등 각종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으로 시장이 살아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최흥수기자 choissoo@hk.co.kr

 

세 명의 전통시장 마니아가 시장에 대한 애정을 털어놓았다. 단골 손님, 이야기 꽃, 다양한 먹을 거리, 그리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추억까지 이들이 전통시장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들어봤다.

 

전통시장으로 여행을, 블로거 강경원씨 "군침 도는 먹을거리 창고"

"과거엔 여행이라는 게 볼거리 찾기였어요. 지금은 '맛거리'죠. 전통시장이야말로 맛거리의 창고라고 생각해요."

여행블로거 모임인 '여행블로거기자단' 단장인 강경원(49)씨는 10여 년 간 100여 군데의 전통시장을 누빈 시장 여행 전문가다.

"한국에는 경제 발전 후 전통시장을 부끄러워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아요. 가난하고 뒤처진 풍경이라고 생각했겠죠. 하지만 태국의 야시장처럼 전통시장을 대표적 관광지로 만든 국가도 많아요."

전통시장의 먹을거리를 유난히 사랑하는 그가 꼽는 최고의 시장은 경남 하동의 화개장터. 지난해 가을 맛본 잔치국수를 잊지 못한다.

"쌀쌀한 날씨에 간판도 없는 허름한 국수집에 들어가보니 면도, 지단도 준비가 안 돼 있었어요. 제가 가자 그제서야 면을 삶고 계란으로 지단을 만드는데 그 향을 맡고 있자니 어릴 적 할머니, 어머니가 해주시던 음식이 떠올라 몸이 다 녹더라고요."

강씨는 "이런 전통시장의 먹을거리가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지자체에서도 전통시장의 외형만 현대화할 것이 아니라 각 시장마다 특별한 먹을거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 전통시장 마니아, 일본인 이케다 교유코씨 "상인과 얘기하는 맛에 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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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에 가면 우선 인사부터 하고 물건 값이나 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야 하니 상인과 손님은 친해질 수밖에 없죠. 그런 문화 때문에 한국 생활이 크게 외롭지 않았어요."

용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며 7년간 한국에서 거주하다 최근 귀국한 일본 작가 이케다 쿄우코(32)씨는 한국 전통시장'마니아'다. 배낭여행을 하며 포항 죽도시장, 경주 중앙시장, 여수 교동시장 등 약 10여 개의 전통시장을 찾아 다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시장은 서울 통인시장이다. 그는 시장 소식지인 '통인통신'의 기자로 활동하며 통인시장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일본의 한국 여행 가이드 책에는 거리 음식을 사 먹는 것이 즐거움이고 멋이라고 소개되어 있어요. 향과 맛이 다른 통인시장 음식을 맛보며 그걸 실감했죠."

수산물이 전부인 일본의 전통시장과 달리 한국의 전통시장에는 생선, 고기, 과일, 야채 등 모든 것이 있어 볼 거리가 많은 것도 이케다씨에게는 흥미로웠다.

"시장을 보면 그 나라의 개성을 느낄 수 있잖아요. 제가 다시 한국에 갔을 때 시장이 없어졌다면 한국적인 매력이 덜할 것 같아요."

 

전통시장과 동고동락, 시각예술가 최형욱씨 "5일장은 어르신들 사랑방"


"시장은 소통의 공간이에요. 특히 지방의 전통시장은 사람들이 한 데 모여 격 없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었어요."

시각예술가 최형욱(30)씨는 지난해 한 해 동안 경북 봉화군 봉화시장에서 살며 상인들을 대상으로 공연, 전시 등을 했다. 그 동안 봉화시장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를 가졌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봉화시장은 보부상들이 태백 산맥 너머에 동해안의 수산물과 내륙의 물건을 집결시키는 곳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이농현상과 대형마트의 등장 때문에 130여 점포가 있는 소규모 재래시장으로 쇠락했어요."

2, 7로 끝나는 날마다 주변 주민들이 모이는 시장의 풍경을 보며 최씨는 "시장이 대형마트와 달리 단지 물건을 사고파는 곳만은 아님을 깨달았다"고 했다.

"5일장마다 시골 어르신들이 모여 이야기 꽃을 피워요. 밭에서 기른 나물이 아니라 서로의 소식을 듣기 위해 나오신 거에요. 그게 진짜 시장의 문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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