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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 깊은 강릉 맛집

맛집멋집-강원도

by 마패여행 2020. 4. 9.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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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깊은 강릉맛집


얼마 전, 친구들과 함께 유명하다는 강릉 맛집을 다녀왔습니다.
이미 강릉에서 매우 유명한 맛집이었는데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무려 10대 달인에 선정이 되었을 정도로,
강릉을 가면 다들 한 번씩은 방문한다고 소문이 자자 한곳입니다.
더불어 맛은 물론 먹을 수록 더 건강해지는 느낌을 주었던 곳이라
개인적으로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요즘따라 신선하고 정성 가득한 밥상이 그리웠는데,
이번 방문을 통해서 제대로 소원 성취한 기분이 들었답니다.
정갈한 상차림에 가성비까지 훌륭했었던 이곳.
그릇 위에 올려지는 모든 음식들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만족스러운 식당이었습니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바로 '강릉불고기'라는 곳이었는데,
저희는 초당점으로 갔습니다.
여기는 경포 아쿠아리움 바로 옆에 있어서,
주변을 구경하다가 식사 시간에 맞춰 가기 딱 좋았답니다.
저희는 강문 해변을 먼저 들려서 바다 구경을 실컷 하다가,
미리 점 찍어 놓은 이곳으로 서둘러 이동을 했는데요.
차를 타고 3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기도 했고,
신전같이 멋스러운 외관을 하고 있어서,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띄었답니다.
더불어 주차장이 매우 커서 차를 여유롭게 댈 수 있었습니다.
영업시간은 매일 10:00 - 21:00까지 였었는데.
라스트 오더가 비교적 이른 19:30이니
때 맞춰 부지런히 가는 게 좋을 듯 했습니다.




강원 강릉시 초당동 487
강릉불고기 초당점
033-652-8800



안으로 들어갔을 땐 내부의 깔끔함에 적잖게 놀라웠는데.
무척이나 깔끔하고 독특한 외관부터 범상치 않음을 알 수 있었고,
내부로 들어서서도 그 느낌은 고스란히 이어졌답니다.
무엇보다 주방이 오픈형으로 되어 있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떤 환경 속에서 음식들이 만들어지는지,
직접 저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믿음이 갔습니다.
손님들에게 숨길 것 하나 없이 정직하게 운영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하였고,
실제로도 상당히 깨끗하고 위생적으로 유지가 되어 있어서,
살펴 보는 내내 안심이 되었습니다.
역시는 역시라는 말이 떠오르는 순간 있습니다.



한편 주방 바로 앞쪽에는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한 '셀프바'가 있어서.
식사를 하다가 부족한 반찬이 있으면,
원하는 만큼 넉넉하게 챙겨 먹을 수 있으니 굉장히 든든하더라구요.
각각의 반찬들은 맛이 섞이지 않도록 집게가 따로 준비되어 있었고,
너무 가득 채워져 있지는 않았었는데.
보다 신선한 상태의 음식을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위쪽에는 쌈 야채가 놓여 있었고,
아래쪽에는 반찬 종류가 담겨 있었는데.
주변이 깨끗해서 뻗는 손에 주저함이 조금도 없었습니다.
물론 남기지 않을 만큼만 적당히 담는 것은 에티켓이지요



제공되고 있었던 모든 반찬들 모두 제 마음에 쏙 들었지만,
그 중에서 저는 까막장이라는 게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담고 있었던 용기에는 쌈장이라고 쓰여 있었지만,
우리가 그동안 흔히 알고 있었던 것과는,
강원도 향토 방식으로 발효 했기 때문에 색깔부터 확연히 달랐었습니다.
게다가 여기는 장을 직접 담가서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었는데.
그렇지 않아도 식당에 들어올 때,
밖에 있었던 아주 커다란 항아리들을 여럿 보았기 때문에
맛과 풍미, 질감 등이 더욱 궁금해지더라고요.
장까지 직접 만드는 정성이라면,
발걸음을 괜히 하진 않았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한쪽에는 손님들이 잘 확인할 수 있도록,
원산지 표시판이 큼지막하게 위쪽에 붙어 있었는데.
대강 훑어만 보아도 전부 '국산'이라는 게 눈에 띄었습니다.
강원도 청정지역에서 자라난 한우와,
직접 재배한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서 요리를 만들고 있어
이 식당이 더욱 뇌리에 박혔답니다.
더욱이 재료 하나에도 온갖 마음을 쏟는 곳을
정말 오랜만에 발견했기 때문에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었는데
그래서 더욱 강릉 맛집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 옆으로는 정수기가 놓여 있었는데,
일회용 종이컵을 제공하고 있다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또, 냉장고 안에는 음료와 술이 보관되어 있었고,
그 옆으로는 손질해놓은 재료들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또 이곳은 어른들만을 위한 식당이 아닌,
온 가족이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었는데.
아이들 입맛에도 맞는 음식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어린이들을 위한 유아용 의자가 넉넉하게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소중한 우리 아이가 발 장난을 굴러도 끄떡없을 정도로,
튼튼한 목재로 되어 있어 안심이었고,
부모님들께서 케어하는 게 조금 더 수월하도록,
높이도 적당해 보였답니다.
꼬마 손님들까지도 배려하고 있는 모습은 당연히 칭찬하고 싶었고.
그래서 그런지 확실히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꽤 많이 찾는것 같았습니다.
저희가 식사를 할 때에도 몇 팀이나 방문을 하셨었는데.
다음에는 저도 가족과 함께 꼭 오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둘러보다가 빈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직원분께서 친절하게 옆에 있는 서랍을 열면 수저와 젓가락,
그리고 물티슈가 있다고 알려주셔서 헤매지 않았었습니다.
수저와 젓가락은 새것처럼 광이 번쩍번쩍 났었는데,
조금의 불쾌함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매우 깔끔해서 또 한 번 흡족했었습니다.
그 옆으로는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일회용 물티슈가 놓여 있었는데.
식사 전에 손을 닦을 수 있어 한결 위생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어떤 곳은 물수건을 제공하고 있는 곳도 많은데.
사실 어떻게 소독을 해서 재사용 되는지,
우리들이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까 찝찝했는데,
여기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서 좋았습니다.



그 뒤엔 메뉴판을 살펴 봤는데.
어떤 자리에 앉던 잘 보이도록,
메뉴판이 현수막으로 크게 제작되어 있어
음식을 고르기가 매우 편리했어요.
이곳을 대표하고 있는 음식으로는,
단연 '한우 옛날 산더미 파 불고기'가 아닐까 싶은데.
처음에는 이름이 너무 길다 싶었는데 먹다 보면 바로 이해가 되더군요.
한우와 옛날 시골 감성의 손맛이 그득한 정성,
그리고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파와 불고기까지.
이걸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메뉴 이름은 없었기에,
이렇게 지으신 게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사실 인테리어도 멋스럽고 고급 져서 가격이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저렴하고 가성비가 좋아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전문점답게 메뉴의 종류가 많지 않았던 것도 인상적이었는데.
불고기 요리는 하나에,
추가로 함께 시킬 수 있는 몇 가지 음식까지.
판매하고 있는 요리 가짓수가 그리 많은 건 아니었지만
지역의 전통과 특산품을 충분히 맛볼 수 있어서
전혀 아쉽지 않았답니다.
그리고 어떻게 음식이 나오는지,
사진이 함께 걸려 있는 점도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꾸며낸 게 아닌 손님상에 오르는 그대로 담아내서,
과장되어 있다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메뉴의 이름만 들었을 때에는 어떻게 나오는지 가늠이 안될 수 있는데,
그런 손님들을 위해서 세심하게 배려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중에서 저희는 한우 옛날 산더미 파 불고기와 모두부,
그리고 고소한 찰 강냉이 범벅, 엄마표 된장찌개, 공깃밥을 주문했고
가볍게 반주로 즐길 수 있는 옥수수 동동주도 추가를 했었는데.
하나씩 정갈하게 올라오는 음식들을 보니,
정말이지 임금님 수라상 부럽지 않았습니다.
갓난 아기 궁둥이처럼 뽀얗고 토실토실하게 보였던 모두부부터,
맛깔스러운 냄새를 폴폴 풍기는 여러 반찬들,
그리고 푸짐 그 자체였던 메인 음식까지.
바라보고만 있어도 흡족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음식의 담음새까지 어찌나 정갈한지
저는 맛을 보기도 전부터 강릉 맛집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특히나 반짝반짝 윤기가 흐르고 있었던 '쌈 야채'는,
달달한 상추와 향긋한 깻잎,
그리고 쌈 배추까지 준비가 되어 나왔었는데.
단맛과 아삭한 식감이 제대로 살아있는
강원 배추가 기본 제공된다는 점이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때로는 향기롭게, 그리고 풍성하게,
다채로운 연출을 할 수 있어 심심하지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채소가 무척이나 신선해서
굳이 이리저리 살펴볼 필요 없이
취향에 맞게 골라 먹는 재미가 있었답니다.



더불어서 달큼한 맛이 폭포처럼 쏟아졌었던 '배추김치'도 일품이었습니다.
먹는 내내 정말 시원하다는 느낌을 강렬하게 받았었는데.
딱 알맞게 숙성되어 있어서 씹을 때마다 사이다처럼,
청량감 넘치는 칼칼함이 목뒤로 넘어갔었습니다.
한 조각만 먹어도 입맛을 확 살아났답니다.
배추 자체도 무척이나 달달해서,
개운한 맛이 더욱 진하게 밀려왔던 것 같습니다.
단연 1등 반찬으로 손꼽아도 손색없었는데.
그래서 식사 중간중간 잊지 않고 계속 손이 갔었답니다.
일반적으로 식당에서 사용하는 중국산은 짜고 맵기만 한데
이 집에서 내놓는 김치는 모두 직접 담근 거라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그 옆으로는 '동그랑땡'이 담겨 있었는데.
겉이 노릇노릇하게 익어 있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습니다.
속에는 부추와 당근 등등 채소가 자잘하게 채 썰려 들어 있었는데
간편하게 여러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부모님들에게 인기가 있을 듯 했습니다.
그리고 보드라운 두부가 듬뿍 들어가 있어서,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진하게 퍼졌고
막걸리 한잔 하며 입가심하기 좋았습니다.
이건 아이들 입맛에도 아주 잘 맞을 것 같고,
맛은 물론이거니와 건강까지도 만점인 음식이었습니다.
거기다 두께가 꽤 도톰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뚜렷한 식감까지 매우 만족스러웠답니다.
두부가 들어갔다고 해서 마냥 심심하지는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는데,
부족함 없는 꽉 찬 맛을 갖고 있어 전혀 밍밍하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앞서 보여드린 배추 김치 한 장 올려 먹었더니
굉장히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그 옆에 있던 '애호박볶음'은
전을 부칠 때 볼 수 있는 동그란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게 좀 특이했습니다.
보통 볶을 때에는 반으로 한 번 더 잘라서 만드는 것이 보편적인데,
이곳은 호박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특유의 달달함을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답니다.
게다가 가열을 오래 하지 않아
껍질에서 아삭아삭한 소리가 엷게 들리기도 했는데.
질기지 않고, 짜지 않고, 씹는 재미까지 있어서 먹는 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겉에는 참기름을 골고루 발라 놓은 것처럼 반질반질한 윤기가 돌았는데
향긋한 기름 향은 생각보다 연했고
야채의 달착지근한 내음이 더 진하게 느껴져
처음 한입 베어 물었을 때 꽤 놀랐답니다.
그러면서도 간이 살짝 되어 있어서,
밥 위에 올려 함께 먹기도 참 좋았습니다.


다음으로는 '찰 강냉이 범벅'을 맛봤는데.
개인적으로 강릉 맛집을 방문하신다면,
이 메뉴도 반드시 주문해서 드셔보시라고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일반적으로 아는 찰밥과는 완전히 다른 찰기와 구수한 곡류의 내음,
거기다가 지역의 전통 방식이 고스란히 녹아있어서
저에게는 굉장히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더군다나 다른 식당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음식이라
주문할 때 기대가 많이 되었엇습니다.
먹어보니 팥과 옥수수 모두 한알 한알이 큼지막했고
적당한 수분감을 갖고 있어 퍽퍽하지 않았고.
보기보다 끈적거리지 않고 목 넘김이 깔끔해서
먹는 내내 적잖게 감탄했습니다.



참고로 찰 강냉이 범벅에는 강원도 특산품인,
국내산 옥수수와 팥을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젓가락으로 살짝 들어보면 아주 끈끈한 점액이 늘어났습니다.
마치 한국 청국장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렇지만 훨씬 더 산뜻하고 깔끔한 맛이었고.
씹었을 때 뭉개지지 않고 쫄깃하게 이빨에 닿는 게 무척 신기했습니다.
처음에는 향긋한 냄새가 솔솔 입안에 퍼지고,
오래 씹을수록 고소했던 맛이 달달하게 변해가 굉장히 색달랐답니다.
이건 어르신들이나 아이들이 먹기에도 아주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안도 너무나 행복한데 먹는 내내 건강해지는 듯한 기분까지 들어
요 근래 먹었던 음식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답니다.



그 뒤에 먹었던 '모두부'는
흔히 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큼지막한 사이즈였고,
속이 더욱 꽉꽉 들어찬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요즘 두부 한 모에 4천원이 훌쩍 넘는데
여기선 초당의 전통이 살아있는 두부를
8천원에 맛볼 수 있으니, 가성비까지 감동스러웠고.
아래쪽에는 깻잎과 상추가 멋스럽게 받쳐주고 있었고,
위로는 아삭아삭한 양배추와 홍고추가 샐러드 처럼 올려져 있었습니다.
단순히 간장에 찍어 먹는 게 아니라
아삭한 여러 채소를 곁들여 보다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답니다.
제공받았을 때는 뜨거운 열기가 피어 오르고 있었는데.
냉기가 도는 채 내놓는 게 아니라
한번 쪄서 따뜻하게, 또 콩의 담백함을 더욱 뚜렷하게
맛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단 저는 젓가락으로 한입 크기로 잘라 먹었는데.
자를 때에 손끝에 옹골찬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더불어 그리 크게 자른 것도 아닌데
묵직한 무게감이 굉장히 훌륭했습니다.
처음에는 온전한 맛을 느껴보고 싶어서,
아무것도 곁들이지 않고 두부만 먹어 보았는데.
살면서 이렇게 진하고 콩 향을 맡아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고소한 향이 뚜렷하고 끝없이 이어져 깜짝 놀랐답니다.
인위적이지 않은 건강하고 향긋한 냄새와,
탄탄하게 씹히는 식감이 일품이었어요.
쉽게 바스라지지 않는 높은 밀도가 여실히 실감되었답니다.



그 뒤에는 여러 반찬과 양념을 곁들여 먹기 시작했는데.
확실히 두부 본연의 맛을 충분히 즐긴 후 먹었더니
다른 걸 더했을 때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졌습니다.
그 중에서 저는 매콤 달콤한 도라지 무침을
자주 올려먹곤 했었는데.
쌉쌀한 도라지와 담백한 두부,
알싸한 맛이 채 가시지 않은 양파의 조화가 기가 막혔습니다.
간간하게 간도 맛추면서 심심하지 않은 적당한 자극까지 더해주니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 집의 두부는 일반 간수가 아닌 엄선한 청정 바닷물을 사용한다고 하던데
그래서 인지 뭉쳐있는 질감부터 남달랐습니다.
덕분에 아삭하거나 수분이 빠져 꼬들꼬들해진 야채를 얹어
식감을 다양하게 연출하는 게 더욱 잘 어울렸습니다.



그렇게 강릉 맛집의 반찬과 부메뉴를 맛보고 있었더니
어느새 메인 '한우 옛날 산더미 파 불고기'가 준비되어 나왔습니다.
사실 어떻게 제공될 지 기대가 많이 됐는데.
달착지근한 맛이 연하게 배인 고기와 생야채,
알알하게 무친 파채가 각각 따로 나와서 굉장히 신기했습니다.
정량을 확실히 지키겠다는 마음과 함께
각각의 재료 상태와 신선도를 일일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저는 이 방식이 참 마음에 들었답니다.



뿐만 아니라 불고기를 익히는 용기도 일반적인 냄비가 아니라,
황동판을 사용하고 있었다는 점도 칭찬하고 싶었습니다.
조리에 사용되는 도구들이 좋은 재료에 걸맞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 아니라
한식의 멋까지 제대로 살리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먼저 판을 달군 후, 직원분께서 순서대로 재료를 쌓아주셨습니다.
가장 먼저 올렸던 불고기는 1인분에 200g이 제공되었고,
한우 1+이상의 등급만을 취급하고 있어서
육질과 마블링의 우수함을 육안으로 확인하는 게 무지 쉬웠습니다.
단맛과 짠맛의 비율이 훌륭한 특제 양념에 절였음에도
붉은 살코기와 뽀얀 지방의 층이 뚜렷하게 보였고
근간 지방의 퍼짐까지 매우 촘촘해서 절로 감탄이 나왔습니다.



그 다음에는 양파와 버섯을 올리시더라고요.
다른 재료와는 다르게 이건 전혀 양념을 하지 않아서
고기와 파에 스민 짭조름한 맛이 고스란히 흡수되겠다 싶었습니다.
양도 무척이나 많아서 성인 넷이 나눠먹기 참 좋았답니다.
더불어 채소를 손질할 때 질좋은 고기가 익는 속도에 얼추 맞도록
두께를 충분히 계산하신 듯 했는데요.
많이 두껍지도, 아주 얇지도 않은 두께로 썰어서
골고루 익히려 애쓸 필요 없이 한꺼번에 뒤집으며 익히기가 편했습니다.
가열되는 동안 스며나왔던 달큼한 즙도 풍성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갓 양념에 버무려 아직 숨이 죽지 않은 파를,
위에 산처럼 쌓아서 올려주셨었는데.
칼칼한 고춧가루와 감칠맛 진한 액젓 등으로
기본 간을 모두 했기 때문에
살짝 익힌 후 바로 먹어도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또, 양념장이나 육수를 의도적으로 더하지 않아도
익어가면서 고기의 육즙과 채소의 수분이 충분히 우러나서
타지 않고 촉촉하게 익힐 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불고기 하면 흔히 떠올리는 단맛, 짠맛이 아닌
훨씬 담백하고 개운한 맛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답니다.



그렇게 층층이 재료를 쌓아 올린 후
불판의 열기가 고기와 야채에 한껏 퍼지길 기다렸는데.
그 동안 고기의 육질을 다시금 유심히 살펴봤습니다.
보통 양념에 재우는 고기는 품질이 조금 떨어지는 걸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더군다나 숙성 과정에서 색이 탁하게 변하기도 하는데
이 집은 애초부터 등급 높은 한우를 사용할 뿐 아니라
간을 너무 짜거나 달게 하지 않아 고기 빛깔이 선명하다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직 익지도 않았는데도 군침이 돌았습니다.




어느덧 불판 전체에 열기가 퍼지면서
아래에 깔린 고기가 익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붉은 색이 연해지면서 고기의 육즙이 우러났는데.
얼핏 보기엔 밑 바닥에 깔린 재료만 익는 것 처럼 보이겠지만
중앙쪽에 꿇린 구멍 사이로 김이 솟구치면서
가운데 올린 버섯과 양파, 파채까지 골고루 익었습니다.
덕분에 고기는 한결 노릇하게,
야채는 서서히 익히며 단맛이 뽑아져 나오게 하는 효과가 있었답니다.
그뿐 아니라 황동판 가 쪽에 홈이 파여 있었는데
거기에 야채 수분이 몰리면서 개운하고 간간한 육수가 만들어졌습니다.
따로 물을 붓지 않아도 자연스레 생기는 국물이 참 신기했습니다.


어느 정도 다 익은 다음에는,
저희들이 구태여 손질을 하지 않아도,
직원분께서 다 케어를 해주셨었는데.
세심하게 신경을 잘 써주셔서 식사시간이 한결 편안했습니다.
생각보다 금방 익어서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빠르게 먹을 수 있었는,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계속 체크를 해주셔서,
서비스까지 흠잡을 구석이 없는 곳이구나 싶었답니다.
불고기는 얇게 손질되어 겹겹이 겹쳐져 있기 때문에,
골고루 잘 익혀주지 않으면,
어떤 곳은 금방 질겨지기도 하고,
또 다른 곳은 익지 않은 붉은 상태이기도 한데.
여기서는 직원분이 직접 익혀 주시니
쫄깃한 식감이 균등했고 촉촉한 수분기도 골고루 퍼져 있었답니다.



어느새 먹음직스럽게 익어 완성된 한우 산더미 파 불고기.
곳곳에 향긋한 파 냄새가 물들어 있었는데.
고기의 육질과 파의 아삭아삭한 식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서,
먹는 동안 여러번 감탄했습니다.
특히나 파가 너무 늘어지지 않고,
뚜렷하게 씹혀서 씹는 즐거움까지 쏠쏠했었는데.
특유의 알싸한 향은 살짝 날아가 있어서 너무 맵지 않았고,
맛의 묵직함을 산뜻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달지도, 짜지도 않고 딱 좋았지요.
어쩜 이리도 저의 취향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고 있는지,
찰떡처럼 제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그 밖에 준비되어 있는 반찬이 다양했기 때문에,
하나씩 돌아가며 겹쳐 먹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먹다 보니 매 입이 새롭웠습니다.
생각보다 두부가 넉넉하게 들어가 담백한 동그랑땡과도,
무척이나 잘 어울렸답니다.
기본적으로 불고기의 양념 자체가 강하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풍성하게 살린 요리였었기 때문에,
맵거나 짭짤한 간이 충분하게 되어 있는 다른 반찬을 더한다고 하더라도,
맛이 과해 지거나 넘치는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덕분에 여러 가지 조합을 시도해볼 수 있었고,
한 가지 단일 메뉴로도,
다채로운 맛을 맛볼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그 후 국물 한 숟갈을 떠먹어 봤는데.
갈색빛을 띄는 진한 양념 육수가 어찌나 시원한지
첫 한입부터 깜짝 놀랐답니다.
보통 전골처럼 끓여 먹는 것은,
밥을 비벼서 먹지 않으면 짠맛이 너무 세게 느껴져서 단독으로 먹기 힘든데,
여기는 마치 사골 국물을 우려낸 것처럼 깊고 개운했습니다.
그래서 몇 번이나 입가심으로 떠먹었는지 몰라요.
재료의 좋은 것만 쏙쏙 골라서 모아 놓은 맛이랄까요.
확실히 염분이 적고 단맛이 연해서
김치를 올려 먹어도 전혀 자극적이지 않았습니다.
더불어 앞서 보여드렸었던 찰 강냉이 범벅과도,
상당히 잘 어울리는 만능 국물이었답니다.
이건 시간이 흐른 지금도,
가끔씩 먹고 싶다는 생각이 번뜩 떠오릅니다.



더군다나 불고기가 하나도 기름지지 않아서
밥과 비벼 한참을 먹어도 전혀 질리지가 않았습니다.
또 마냥 담백한 맛이 아니라
파채에 묻어있던 매콤한 양념이 국물이 우러나서인지
끝에 약간 칼칼함이 남아 먹을 수록 입안이 정리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양파의 달짝지근함과 버섯의 향긋함,
고기 육즙의 고소함이 응축되어 있어
배가 꽤 불렀는데도 계속 구미가 당겼습니다.
조미료에 의지하는 여느 식당들과는 다르게
강릉 맛집은 질 좋은 재료의 장점과 풍미를 최대한 끌어내서
자극없이 깊은 맛을 내고 있다는 걸
짐작하기 어렵지 않았답니다.



생각해 보면 보통 이렇게 숙성 되어 있는 고기를 먹을 때는,
양념 맛으로 먹는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잖아요.
하지만 여기서 먹었던 불고기는 달고 짜고 구수한 맛이 따로 놀지 않았고
그 결과 응축된 감칠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더군다나 육질이 매우 쫄깃했지만 질긴 것은 절대 아니었기 때문에,
어르신들과 아이들이 먹기에 전혀 부담이 없겠다 싶었습니다.
또, 양이 무척이나 많아서 든든하게 먹을 수 있었는데.
생고기였을 때보다 익히면 양이 줄어드는 게 정상인데,
여기는 처음부터 어찌나 푸짐하게 챙겨주셨는지,
계속 고기만 건져서 먹는데도 줄지 않아 그저 신기했답니다.


그래서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강릉 맛집을 방문하신다면 분명히 대만족 하시겠다 싶었습니다.
국내산 원 플러스 소고기를 100g에 6천 원으로 맛볼 수 있으니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기만큼이나 채소를 많이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는데.
그 중 알이 굵은 배추는 줄기가 두터움에도 질기지 않고
아삭한 소리, 씹을 때 터져 나오는 수분 등이 매우 훌륭했습니다.
더욱이 주변 농가에서 직구매한 야채라고 하셔서
식사하는 동안 한결 안심이 되더라고요.
그러다 종종 저는 까막장을 쌈장처럼 활용해 먹곤 했는데.
질감은 된장과 비슷한데 짜다는 생각이 거의 들지 않을 정도로
구수하면서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식사 중에 틈틈이 곁들였던 '옥수수 동동주'가 매우 독특했는데.
옥수수를 베이스로 만들어서 그런지,
뚜껑을 열고 잔에 따를 때부터 고소한 냄새가 풍겼었습니다.
도수가 높지 않아서 가볍게 더하기 좋았어요.
또, 살짝 달보드레해서 이날 먹었던 음식들과도 아주 잘 어울렸었답니다.
개인적으로는 시큼한 탄산의 맛이 거의 없고,
무겁게 느껴지지도 않아서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음에도 이곳을 방문하게 된다면,
그때도 필수로 꼭 주문할 것 같았습니다.
평소 반주를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소주나 맥주보다는,
동동주 한 잔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 요리는 '엄마표 된장찌개'였어요.
처음 주문을 할 때만 하더라도 어째서 엄마라는 단어가 들어갔을까,
궁금하면서도 내심 기대가 되었는데.
테이블 위에 올라온 구수한 냄새를 맡아보니,
단번에 이해가 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정성을 가득 담아 끓여주신 것 같은 비주얼에,
시골의 향까지 듬뿍 담겨 있었답니다.
일반적으로 봐왔던 된장찌개 보다 훨씬 더 진한 색깔을 하고 있었는데,
서빙을 해주셨던 직원분에게 여쭈어보니,
직접 만든 강원도 막장으로 끓인다고 하셨습니다.



그뿐 아니라, 속 재료도 어찌나 양껏 들어갔는지,
수저를 들어 올릴 때마다 듬뿍 담겨 올라왔습니다.
처음 색깔을 보고 찝지레하진 않을까 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쓴맛은 전혀 없고 구수하고 맛깔스러워서
숟가락을 내려놓기가 꽤 힘들었습니다.
굳이 밥을 더하지 않아도 짜다는 느낌이 없었고 입맛에 잘 맞았답니다.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감동의 연속이었던 '강릉불고기'.
덕분에 친구들과 너무나도 황홀하고,
매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맛에도 품격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준 고마운 강릉 맛집이었기에
앞으로 강원도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이곳이 생각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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